젊고(A), 덜 젊고(B), 아저씨(C)가 된 세 사람이 오랜만에 모였다. 시간은 저녁, 메뉴는 조개탕! 나는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웬만하면 해산물을 원하는데 그 이유는 앞으로 바다 환경이 황폐해 질 것을 단정하기에 그렇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내 마음은 해산물로 가게만 된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메뉴를 말하지 않았는데 차려진 훌륭한 바다 메뉴였다. 기분 좋은 저녁의 시작이었다.

세 명의 사람은 각자가 살고 있는 얘기, 살아가겠다는 얘기들을 했다. 첫 번째 제일 젊은 친구A는 어수선한 사무실 분위기를 얘기해줬다. 함께 사무실을 꾸려나가던 소장님들이 이견차이로 갈라선다는 얘기였다. 친구는 남기로 했고 남았음에도 방향에 또렷하지 않다고 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사이에 건축설계의 나약함을 얘기해서 그 친구의 기분을 언짢게 했을지 모르겠다. 덜 젊고 자립하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 B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작업에 분주하다고 했다. 조개탕을 다 먹고 자리를 옮긴 커피 집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업들을 보여줬는데 똑똑하게 앞날을 꾸려가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다. 나는 놀라면서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시간이 빨리 갔다. 아저씨 C인 나는 일을 그만뒀다고 얘기했고 건축설계를 그만 둔 이유를 곁들였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흥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맥주를 마셨기에 술기운에 어떤 말을 더 보탰는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쓸데없는 말을 했을 터이다.
세 명의 인연이 오랜 시간임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로 온라인으로 모여서 매 시즌 마다 정해진 세미나 주제로 얘기를 하는데 준비에 성실히 하지 않는 나의 게으름이 한몫을 하여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나 명맥은 꾸준히 이어왔다. 그것은 순전히 자립 젊은이 B덕분이다. 여하튼 시간은 대략 5년여가 흘러간 듯 하고 5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세상도 변했고 나도 발맞춰 변했기에 이 시점에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것은 꽤나 적절했던 듯하다. 이번 만남은 내가 만나자고 했다. 그럴 때가 된 듯 했다.
오늘 회담의 결론은 ‘건축은 나약하다’ 그리고 건축 더하기 무엇???을???
인공지능이 온다... 하!!!
조개탕 사장님의 기계적인 친절함이 인상적!
대전환의 시기!
그래도 열심히는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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