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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 선생님과의 대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화백 선생님을 봴 기회가 있었다.방수가 잘될 것 같은 노란색 등산복 상의와 모자를 쓰고 계신 화백 선생님. 그 손에는 NIKON의 큰 하이엔드 카메라를 쥐고 우리가 눈으로 담고 있었던 것들을 카메라로 담고 계셨다. 1년 전 처음 뵌 그때의 화백 선생님에게 호기심이 있었고 작년에 이어 올해 답사에서 대화를 해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요란했던 맥주집의 소란이 잦아드는 시간이 찾아왔고 화백 선생님 앞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나지막히 전해지는 선생님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으나 옆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이런저런 이야기 소리를 간과했던 탓에 화백님의 말 소리를 오롯이 담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하나의 질문은 도발이 되었고, 하나의 질문은 멋진 단어로 돌아왔다. 화백 선생님은..

일상다반사 2024.07.18

그래블처럼 살고 싶다.

그래블(Gravel)처럼 살고 싶다.  얼마 전 뜻하지 않은 휴가가 생겼고 그 휴가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자전거 여행을 하기로 했다. 목표는 자전거에 꾸린 짐으로 어딘가에서 하룻밤을 자고 오는 것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장비로는 자전거에 침낭을 꾸리기 힘들어 토픽 프론트 로더를 주문했다. 그리고 평소에 꼭 가지고 싶었으나 가격이 비싸 사보지 못했던 요크의 솔라 페이퍼를 구매했다. 토픽 프론트 로더는 만듦새며 실용성이며 아주 좋은 제품이었다. 실제로 나의 침낭을 자전거에 거치하는데 아주 유용했다. 하지만 요크의 솔라 페이퍼는 활용하기 쉽지 않은 제품이었다. 좀 더 내 삶에서의 활용성을 고민해봐야겠다 싶었다. 솔라 페이퍼를 적극 활용하려면 집밖으로 나서는 일이 많아야겠다. 집 밖이 즐거운 생활을 좀 더 해..

일상다반사 2024.07.10

홍상수를 만났다.

홍상수를 만났다. 얼마 전에 유트브가 소개 시켜줬다. 그 이후로는 한참 동안 내용에 담긴 목소리와 어투에 빠져 산다.  첫 번째 만남: 주선자: 유투브영상제목: ‘삶에 대한 홍상수의 견해’만남요약: 인간의 삶에서 관념(혹은 개념이라고 이해되기도 함)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유용하지만 삶의 본질에 가까워질수록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이 내가 이해한 내용이다. 홍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는 평소에 하고 있었던 생각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이해했기에 빠져들며 공감하며 영상의 소리를 듣고 있는 나날이 많다.  두 번째 만남: 영화 ‘탑’만남요약: 홍감독의 영화를 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러한 때는 한국 말소리가 듣고 싶을 때였다. 가끔 나 홀로 있는 방에 음악소리보다 한국 말..

일상다반사 2024.07.05

매일 맛있는 모카포트 커피

커피가 나의 체질에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커피를 마시면 소변을 많이 보게 되고 자연스레 몸이 건조해지는 게 썩 상쾌한 기분은 들지 않아 끊었다 마셨다를 한동안 반복하였다. 나의 친구 중에는 커피에 빠진 친구가 있다. 원래 무언가를 탐미하는 취미가 있는 친구인데 이번에는 커피였던 듯하다. 꽤 오래 못 보던 사이에 커피를 사랑하고 있었다. 간간히 옆에서 지켜보니 커피를 취미로 하는 것은 멋졌으나 부지런해야 하는 것이었다. 훌쩍훌쩍 친구가 따라주는 커피를 받아 마시니 맛이 좋았다. 구체적으로 묘사하지는 못하겠으나 심심하지는 않은 것이 시중에 사 마시던 것과 달라 좋은 것은 분명했다. 어쩌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셨다. 이번에는 직장동료가 맛있는 커피집을 알려줬고 호기심에 가보고 연이은 호기심에 에스..

일상다반사 2024.02.13

최동훈 감독, 영화 '외계+인' 감상문

22년도 8월 외계+인 1부를 봤다. 암살 이후로 7년 만에 나오는 최동훈 감독의 영화라 더욱 반가운 신작이라고 했다. 물론 나는 7년의 공백을 무색하게 할 만큼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돌려보고 돌려봤다. 그렇기에 새로운 영화라는 기대는 나에겐 좀 의아했다. 나는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기에 이번 영화가 어떨지에 대한 기대감보다 걱정하는 마음이 앞섰다. 이번 영화가 나오는 시기가 영화시장의 위기였기 때문이다. 이번의 위기를 설명하기를 코로나 이후에 치솟는 영화티켓값을 얘기하는 의견도 있고 거대자본 넷플릭스와 같은 OTT플랫폼에서 위기의 원인을 찾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OTT플랫폼이 내놓는 멋진 작품들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가 일찍이 알고 있는 최동훈 감독 영화의 매력이 살아남을 수..

일상다반사 2024.02.10

후지필름 'XF10'의 추억

후지필름 XF10 똑딱이 카메라가 필요했다. 나는 똑딱이를 좋아한다. 가벼운 휴대성 때문이다. 휴대폰으로 사진 찍는건 좀 아쉬웠다. 대충 사용용도를 보면 휴대폰으로 충분한데, 똑딱이를 필요로 하는 이유를 만들어냈다. 나는 카메라로 사진찍는게 더 좋다.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내는 것 보다 물리적인 힘(렌즈+셔터)으로 찍어내는 카메라가 좋았다. 그래서 검색을 하던 중에 LX10을 구매하기로 했다. 아침에 출근하여 결제를 누르기로 했다.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카메라 였는데, 구매하기 전에 딱 한번만 다른 유투버들의 영상을 참고해보기로 했다. 지나치듯 XF10이 걸려들었다. XF10 서치를 시작했다. 카메라 평에 대한 주요 댓글은 이랬다. ‘단점 AF가 느리다.’ ‘밤에는 찍는 걸 포기해야 한다. ‘ 나는 카메라..

일상다반사 2024.02.09

영화 '어른 김장하' 감상문

영화를 본 날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까마득히 지났으나 기록에 남겨야 겠다 싶어. 기억에 남는 것을 옮겨야 겠다. 두리뭉실하게 말이지.  김장하 선생은 19세에 진주 근방에서 한약방을 열었다. 박리다매를 전략으로 삼았으며 근처 약방보다 싸게파니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줄을 서서 약을타는 유명한 약방이었다. 한 번 온 손님이 소문을 내어 진주 주변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줄을서서 약을 사갔다. 싸지만 약재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아 신통하게 들으니 더 찾았을 테다. 김장하 선생은 병자에게 약을 비싸게 파는게 내키지 않았다. 그렇게 싸게 파니 많은 병자들을 도운 셈이다.  어떻게 젊은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계기가 궁금했으나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다. 그냥 선한 마음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음을 알려..

일상다반사 2024.01.12

택격 수련중

춤을 추고 싶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때면 노래를 잘 부르는게 가장 멋있는 듯했지만 간간히 춤을 주무기로 오디션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내심 더 흥분하며 조용히 떨렸다. 아마도 내몸으로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모습이기도 하고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기에 경이로움에 떨었을 것이다. 노래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은 삶에서 익숙한 것이었으나 몸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원시적인 느낌의 그 무엇이었다. 소리도 몸도 원시적인 언어라는 것이 무척 맘에 들었다. 무척 낯설었던 몸의 언어! 춤!! 난 그걸 원했던 것같다. 몇년 전 서울에 재상경해서 취직을 하고 근처에 춤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알아봤다. 그러던 중 저렴한 가격에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충무 아트센터에 ‘재즈댄스’라는 수..

일상다반사 2023.12.25

나의 '로시난테'

두 바퀴를 굴리는 일은 멋진 일이다. 온전히 내 몸에서 나오는 힘으로 이렇게나 빨리 달릴 수 있다니 행복한 일이다. 자전거로 시속 20~30km로 달린다는 건 만만치 않은 속도인데 서울시내 자동차들의 평균속도를 검색해보면 그 대단함을 속히 알 수 있다. 대신 그렇게 신나게 달리다보면 땀이 난다. 그런데 운동이라 생각하면 당연하다. 운동을 하면서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다니, 진정 최고의 이동수단 겸 운동이다. 말끔히 씻을 수 있는 샤워시설이 곳곳에 있다면 말이지, 그야말로 금상첨화!! 자전거를 샀다. 한 달 정도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내가 산 자전거는 ‘그래블’이라는 장르인데 장르의 구분은 나에게 무의미 하다. 장르를 차치하고 특성을 열거하자면 이렇다. 드롭바를 가지고 있어 장거리를 달리는데 효과적이..

일상다반사 202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