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음식에 관해 두 가지 문장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약식동원’ - 약과 음식은 그 근본이 동일하다.
예전 설렁탕? 집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가게 벽에 한자로 ‘藥食同源’이 쓰여 있었다. 당시 설렁탕집의 분위기와 벽에 붙어 있던 한자가 잘 맞아 떨어져 곰곰이 그 글귀의 의미를 곱씹으며 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다시 생각해보니 약식동원이라는 말은 그것을 지키기도, 그리고 바르게 삶에 반영하기도 참 어려운 말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나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앞으로도 계속 음식을 만들고 먹을 때 지키고자 노력해야 하는 문장이다.
두번째 문장은 음식은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먹어라 - 성철스님 말씀.
나에게 과식은 습관이다. 한참 끼니를 거를 때가 있어 한꺼번에 과식!,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긴장이 풀려 한꺼번에 과식! 때때로 간헐적 단식을 필요로 할 때 속을 비워놓고는 다음날이면 과식! 과식을 하고는 늘 아쉽다.!! 늘 반성한다. 그래서 굶어죽지 않을 만큼 먹어라.
집에서 홀로 밥을 먹을 때는 반찬을 정말 간소하게 해서 먹는다. 때때로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을 때는 과한 상차림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아까울 때가 있다. 웬만해서는 다 먹으려고 하지만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어버리니 예전처럼 먹어치우기가 쉽지가 않다. 음식을 버리는 건 쓰레기가 되어서도 아쉽지만, 아직도 먹을 음식이 귀한 지구의 어떤 생명들에게 미안함도 있어서다. 그럼에서 나는 성철스님의 말씀을 내 습관이 고쳐질 때까지 새기고 새길 것이다.
----
친구가 족발집에 가자고 해서 갔던 족발집에서 족발이 나오기전에 우거지국이 나왔다. 된장에 우거지가 들어간 우거지국!! 서울에 와서 오랜만에 먹어서 인지 너무 맛있어서 집에서 해먹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해먹었다. 단, 우거지 대신에 단배추다!!
1. 단배추를 마음에 들게 잘라서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다. (데치는 이유는 배추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란다. 데치지 않고 해보지는 않았다.) 살짝 데친 후 찬물 샤워!!
2. 냄비에 뜨거운 물을 끓인다. 나는 감자를 매우 좋아해서 감자를 큼지막하게 대강 잘라 담구어 놨다. 그리고 소고기 맛나(제조사-대상)를 넣었다. 나는 엠에스지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간은 할 필요도 없다. 엠에스지가 만능이다.
3. 감자도 대충 익고, 물도 적당히 끓으면 불을 낮추고 된장을 넣는다. 된장은 뜨거운에 물에 되도록 넣지 않을 려고 한다. 엠에스지 + 된장이면 진짜 간은 맛볼 필요도 없다. 짜면 짠대로 싱거우면 건강에 좋아서 그냥 먹는다. 그리고 물이 끓을 동안 썰어 놓은 고추를 넣고 불을 끈다. 살짝 기다렸다가 먹는다.
사찰에 온 듯 한 밥 한끼 꿀꺽!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읽는 청년 동상 (0) | 2022.08.23 |
---|---|
내리는 비와 친구들 (0) | 2022.08.11 |
추석, 엄마의 집(창녕)에 다녀왔다. (0) | 2021.09.23 |
르꼬르뷔지에의 사유 (0) | 2021.06.13 |
달빛 노들, 판타지 세계 (0) | 2021.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