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택격 수련중

진지구축 중 2023. 12. 25. 19:05

 춤을 추고 싶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때면 노래를 잘 부르는게 가장 멋있는 듯했지만

간간히 춤을 주무기로 오디션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내심 더 흥분하며 조용히

떨렸다. 아마도 내몸으로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모습이기도 하고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기에

경이로움에 떨었을 것이다.  

 

 노래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은 삶에서 익숙한 것이었으나 몸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원시적인 느낌의 그 무엇이었다. 소리도 몸도 원시적인 언어라는 것이 무척 맘에 들었다.

무척 낯설었던 몸의 언어! 춤!! 난 그걸 원했던 것같다.

 몇년 전 서울에 재상경해서 취직을 하고 근처에 춤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알아봤다. 그러던 중

저렴한 가격에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충무 아트센터에 ‘재즈댄스’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사무실에서 거리도 가깝고 수업료도 저렴하여 퇴근길에 도전해보았다. 

 대략 6개월 정도가 되었을까? 여전히 생경했던 매번의 수업을 도전하던 중 사무실을 그만두고

집안에서 틀어 박히면서 춤추는 것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이직하면서 영영 멀어졌다.

거리로도 마음으로도 멀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 3년의 시간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코로나가 끝나갈 무렵 다시 몸이 꿈틀되기 시작했다. 몸을 움직이고 싶었다.

그런데 조건이 바뀌었다. 나는 이직을 했고 이사를 했다. 그래서 다시는 충무아트센터에 신세를 지지 못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몸을 움직이지?? 어릴 때 부터 마음에 들었던 ‘택견’이 생각났다.

부드러운 운동이라고 추천해줬던 태권도 하는 형이, 인간극장에서 이크에크 하던 무도인들에게 받은 강한 인상이

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는 운동이라는 얘기와 겨루기를 논다(Play)라고 표현한다는 등등 막연히 좋았던 택견에 대한 이미지들이 다시 찾기 힘든 춤수업보다 택견도장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다행히 강동구에 택견수련장이 있었다.

 

전화를했다.

선생님이 전화를 받았다.

오랜 코로나 암흑기를 걷힌 택견도장에 거친 숨소리를 채웠다.

처음처음처음.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일주일 3번 수업의 1년이 지나갔다. 부지런히 간것은 아니고 몇 달간은 일때문에 가지 못했던 시간도 길었다.

그럼에도 처음시작 이래로 지금까지 1년의 시간이 지났다. 설렁설렁한 수련 생활의 매듭은 얼마전 택견꾼 심사를

받는 것으로 끝이났다. 결과가 무엇인지 2주가 지났는데도 알려주지 않는다.

떨어졌나? 붙었나?.. 모르겠다. 난 기다리는 걸 잘 하니깐. 그냥 기다릴 것이다.

붙든말든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 난 나의 수준을 잘 아니까 말이지. 

2024년에는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더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변화도 생기겠지.

내심 목표한 바가 있다. 가보겠다. 이상! 

(함께 해보실 분 댓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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