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16.02.09 부산강서구 적산가옥

진지구축 중 2020. 7. 4. 05:44

여기를 통과해야 다음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 친구의 사진첩 속 한 컷을 보고 그 사진이 무척 좋아서 사진 한 장과 대략적인 위치정보만 듣고 찾아 나섰던 적이 있다. 첫 번째 사진의 벙커 같은 입구를 지나 파?밭이 펼쳐지고 내가 반했던 사진 속 한컷을 실물로 만나게 되었다. 시간은 해질 무렵이 되었고 낡은 건물은 석양에 그을리고 있었다.
4년여 넘게 시간이 지나 내 카메라 메모리 카드에 있던 이 사진들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때처럼 황홀한 감동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추억이 있는 사진이기에 반갑고 내가 좋아라 하는 장면임은 여전했다.

 흥분이 가라 앉은 지금에서 생각해 보는 것은 '오래된다는 것'에 대한 단상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시간 동안 내가 생활하는 다른 곳에서 태연히 서 있는 것과 살아가는 생명들을 각각의 삶의 찰나에 마주했을 때, 내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름다움이 있다. 이질감에서 오는 아름다움. 오랜 시간은 이질감을 만들어낸다. 오래된 것의 매력 중 하나는 그런 이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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